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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문동재*
공광규
초여름 신록이
쪽물 들인 화선지다
야생화가 화선지 위에 점묘화를 그려놓았다
야생화의 양식은 산안개와 이슬일지도
쏟아지는 별똥별일지도 모른다
식물의 알뿌리를
파먹고 사는 멧돼지가
이곳저곳 땅을
들쑤셔놓고 갔다
이렇게 들쑤셔놓은 자리에서
다음 해 더 많은
야생화가 핀다고 한다
*두문동재(杜門洞峙)는 강원도 태백시와
정선군 고한읍의 경계에 위치한 해발 1,268m의 고개로, 싸리재라고도 하며 국도 제38호선 및
백두대간이 통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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