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처럼 자랐으면 좋겠다_박노해

옥수수처럼 자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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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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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를 맞으며 옥수수를 심었다.
알을 품은 비둘기랑 꿩들이 반쯤은 파먹고
그래도 옥수수 여린싹은 보란듯이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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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태양과
비를 먹은 옥수수가
돌아서면 자라더니 7월이 되자
내키보다 훌쩍 커지며
알이 굵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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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를 만난 옥수수처럼 자랐으면 좋겠다.
네 맑은 눈빛도
좋은 생각도
애타고 땀 흘리고 몸부림쳐온 일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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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처럼 자랐으면 좋겠다.
시련과 응축의 날들을 걸어온
작고 높고
깊고 단단한 꿈들도
때를 만난 사람보다 강력한것은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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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처럼
자랐으면 좋겠다.
네 눈물도 희망도 간절한 사랑도
옥수수처럼
자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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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의 '숨고르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