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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_기형도
감당하기 벅찬 나날들은 이미 다 지나갔다
그 긴 겨울을 견뎌낸 나뭇가지들은
봄빛이 닿는 곳마다 기다렸다는 듯 목을 분지르며 떨어진다
그럴 때마다 내 나이와는 거리가 먼 슬픔들을 나는 느낀다
그리고 그 슬픔들은 내 몫이 아니어서 고통스럽다
그러나 부러지지 않고 죽어 있는 날렵한 가지들은 추악하다
기형도 시집 '입 속의 검은 잎' (주)문학과지성사 1989.5.30. 26쇄 1999.3.25.
奇亨度, 1960.3.13. 경기 연평 ~ 1989.3.7. 종로구 낙원동반응형'독서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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