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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詩, 강동수시 2025. 4. 3. 07:43반응형
뜨거운 詩, 강동수
쫄깃한 면발이 그리워
점심으로 라면을 끓인다
뜨거운 냄비를 받치려
책장에 꽂힌 시집을 꺼내는 아내
라면에 눌린 시집에서
덜 영글었던 詩語들이
모락모락 익어가고
빈속을 뜨거움으로 채워갈 즈음
냄비에 눌린 시어들이 타들어가는 소리
못내 미안한 마음에
뜨겁게 달구어진 시집을 읽어 내리면
미처 보지 못했던 시인의 가난한 영혼이
火傷처럼 내 마음에 박힌다
부엌에서 달그락 그리며
냄비를 빠는 아내
그녀는 모른다
뜨거운 詩語들이 살아나려는 몸짓을
제 속을 태워야 한 줄 시가 되는
시인의 가난한 마음을[시인 소개]
강동수는 대한민국의 현대 시인으로,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을 섬세한 시선으로 포착하여 깊이 있는 시적 성찰로 승화시키는 작품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시는 특히 일상적 소재를 통해 삶의 본질적인 의미를 탐구하며,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특별한 순간들을 시적 언어로 표현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위 시 '뜨거운 詩'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의 작품은 일상의 사소한 순간(라면을 끓이는 행위)과 시적 영감의 순간을 절묘하게 연결하여, 시 쓰기의 본질과 시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특징을 보인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눈 오는 날의 편지', '가을 산책', '어머니의 손', '창가의 고양이' 등이 있으며, 이러한 작품들에서도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을 통해 깊은 감성과 통찰을 전달하는 그만의 독특한 시적 화법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어머니의 손'은 일상적 소재인 어머니의 손을 통해 세월의 흐름과 사랑의 의미를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반응형'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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