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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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시, 이해인시 2024. 3. 31. 11:38
깊은 잠에서 깨어나 창문을 열고 봄바람, 봄 햇살을 마시며 새들과 함께 주님의 이름을 첫 노래로 봉헌하는 4월의 아침 이 아침, 저희는 기쁨의 수액을 뿜어내며 바삐 움직이는 부활의 나무들이 됩니다. 죽음의 길을 걷던 저희에게 생명의 길이 되어 오시는 주님 오랜 시간 슬픔과 절망의 어둠 속에 힘없이 누워 있던 저희에게 생명의 아침으로 오시는 주님 당신을 믿으면서도 믿음이 흔들리고 당신께 희망을 두면서도 자주 용기를 잃고 초조하며 불안의 그림자를 지우지 못해 온 저희는 샘이 없는 사막을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사소한 괴로움도 견뎌 내지 못하고 일상의 시간들을 무덤으로 만들며 우울하게 산 날이 많았습니다. 선과 진리의 길에 충실하지 못하고 걸핏하면 당신을 배반하고도 울 줄 몰랐던 저희의 어리석음을 가엾이 보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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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시_이해인시 2022. 4. 4. 14:09
4월의 시_이해인 꽃 무더기 세상을 삽니다 고개를 조그만 돌려도 세상은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 양 활짝들 피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새삼스레 두 눈으로 볼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고 고운 향기 느낄 수 있어 감격이며 꽃들 가득한 사월의 길목에 살아있음이 감동입니다 눈이 짓무르도록 이 봄을 즐기며 두발 부르트도록 꽃길 걸어봅니다 내일도 내 것이 아닌데 내년 봄도 너무 멀지요 오늘 이 봄을 사랑합니다 오늘 곁에 있는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4월이 문을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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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편지_이해인시 2021. 12. 24. 10:01
성탄 편지_이해인 친구여, 알고 계시지요? 사랑하는 그대에게 제가 드릴 성탄 선물은 오래 전부터 가슴에 별이 되어 박힌 예수님의 사랑 그 사랑 안에 꽃피고 열매 맺은 우정의 기쁨과 평화인 것을. 슬픈 이를 위로하고 미운 이를 용서하며 우리 모두 누군가의 집이 되어 등불을 밝히고 싶은 성탄절 잊었던 이름들을 기억하고 먼데 있는 이들을 가까이 불러들이며 문을 엽니다. 죄가 많아 숨고 싶은 우리의 가난한 부끄러움도 기도로 봉헌하며 하얀 성탄을 맞이해야겠지요? 자연의 파괴로 앓고 있는 지구와 구원을 갈망하는 인류에게 구세주로 오시는 예수님을 우리 다시 그대에게 드립니다. 일상의 삶 안에서 새로이 태어나는 주님의 뜻을 우리도 성모님처럼 겸손히 받아 안기로 해요. 그동안 못다 부른 감사의 노래를 함께 부르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