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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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향_양광모시 2021. 4. 2. 07:37
밥향_양광모 꽃향은 손에 퍼지고 술향은 입에 퍼지지만 밥향은 가슴에 퍼지네 꽃향은 눈을 적시고 술향은 입술을 적시지만 밥향은 마음을 적시네 꽃향기에 취해 한 시절 술향기에 취해 한 시절 밥향기에 취해 한 평생 꽃향은 사랑을 부르고 술향은 친구를 부르지만 밥향은 어머니를 부르네 꽃향은 아름다운 동화 술향은 먼 나라의 왕궁 밥향은 고향의 느티나무 꽃이여 너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술이여 너는 얼마나 뜨거운가 밥이여 너는 얼마나 눈물겨운가 다시 태어나거든 밥이나 되자 꽃도 말고 술도 말고 거짓 없는 아이 주린 배를 채워줄 한 그릇 따뜻한 밥이나 되자 -10집 시집 '사랑으로도 삶이 뜨거워지지 않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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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사람 하나 생겼습니다_양광모시 2021. 3. 30. 08:04
보고 싶은 사람 하나 생겼습니다 양광모 아침에 눈을 뜨면 문득 얼굴 떠오르는 사람 하나 생겼습니다 커피를 마실 때 앞에 앉아 있었으면 싶은 사람 하나 생겼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사진을 찍어 보내주고 싶은 사람 하나 생겼습니다 기쁜 일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알려주고 싶은 사람 하나 생겼습니다 누군가 자신의 전화를 애타게 기다리는 줄 모르는 사람도 하나 생겼습니다 누군가 자신의 옆에 늘 함께 있고 싶어 하는 줄 모르는 사람도 하나 생겼습니다 누군가 자신의 영혼을 뜨겁게 사랑하는 줄 모르는 사람도 하나 생겼습니다 그런데도 그를 사랑하는 사람 하나 생겼습니다 그런데도 그를 향해 멈추지 않는 사랑 하나 생겼습니다 그런데도 그만 생각하면 행복한 사람 하나 생겼습니다 어떤 사랑은 그냥 어떤 사랑은 그래서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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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의 기도_양광모시 2021. 3. 28. 09:56
비 오는 날의 기도 양광모 비에 젖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소서 때로는 비를 맞으며 혼자 걸어가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게 하소서 사랑과 용서는 폭우처럼 쏟아지게 하시고 미움과 분노는 소나기처럼 지나가게 하소서 천둥과 번개 소리가 아니라 영혼과 양심의 소리에 떨게 하시고 메마르고 가문 곳에도 주저 없이 내려 그 땅에 꽃과 열매를 풍요로이 맺게 하소서 언제나 생명을 피워내는 봄비처럼 살게 하시고 누구에게나 기쁨을 가져다주는 단비 같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나 이 세상 떠나는 날 하늘 높이 무지개로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 -1집 '나는 왜 수평으로 떨어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