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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년 200억 쏟아부어 '맨발 흙길' 만드는 소주 회사 회장님, 그의 정체는?
    카테고리 없음 2025. 8. 3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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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10억 원 이상, 지금까지 약 200억 원을 들여 시민들이 맨발로 걸을 수 있는 14.5km의 흙길을 가꾸는 소주 회사가 있습니다. 심지어 이 길은 입장료도, 주차비도 받지 않습니다.

    “운동이 곧 자산이다.”

    이 말을 신념처럼 여기며 대한민국 국토 경계 5,228km를 두 발로 완주하고, 스스로를 ‘대한민국 소주 업계 톱모델’이라 칭하는 괴짜 회장.
    IT 벤처 신화의 주인공에서 지역 소주 회사의 구원투수로, 이제는 ‘상생 자본주의의 설계자’라 불리는 맥키스컴퍼니 조웅래 회장입니다.

    삼성 엔지니어, '소리'를 파는 IT 거물이 되다

    1992년, 33살의 엔지니어 조웅래는  회장은본금 3천만 원으로 작은 사무실도 없이 IT 벤처를 시작했습니다. ‘700-5425’라는 번호로 더 유명했던 이 회사는 운세나 퀴즈 같은 ARS(자동응답시스템) 서비스를 제공했고, 곧이어 휴대폰 벨소리와 통화연결음(컬러링) 서비스로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의 성공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 압도적인 마케팅: IMF 외환위기 시절에도 연간 100억 원을 TV 광고에 쏟아부으며 ‘소리’를 각인시켰습니다.
    • 독보적인 기술력: 하지만 그는 **“마케팅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합니다. 아날로그 소리를 디지털로 바꾸는 과정에서 구현한 뛰어난 음질이야말로 성공의 진짜 핵심이었습니다.
    • 시장 선점: 누구보다 먼저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ARS 보드를 국산화하고, 컬러링 서비스를 출시해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2003년 매출 245억 원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했지만, 그는 IT 산업의 빠른 변화 속에서 한계를 느끼고 안정적인 다음 무대를 찾아 과감한 결단을 내립니다.

    벼랑 끝 소주 회사 인수, 그의 진짜 도전이 시작되다

     

    2004년, 조 회장은 대전·충청 지역의 소주 회사 ‘선양주조(현 맥키스컴퍼니)’를 인수합니다. 당시 선양은 시장 점유율이 급락하며 위기에 처해 있었죠. 주류 업계 경험도, 대전과의 연고도 없던 그의 도전에 모두가 의아해했지만, 그는 자신의 사업 철학인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다는 본질이 ‘소리’에서 ‘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인수 후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패배감에 젖어있던 직원들의 마음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큰 장애물은 ‘우리는 안된다’는 직원들의 패배 의식이었습니다.”

    그는 ‘제품력’으로 정면 돌파를 선언하고, 산소를 넣어 숙취 해소 시간을 줄인 ‘산소소주 O2린’을 출시하며 1년 만에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는 저력을 보여줍니다.
    또한, 신입사원이 정직원이 되려면 CEO와 함께 10km 마라톤을 완주해야 하는 독특한 기업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체력을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세우고 인내하며 성취하는 경험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한 그만의 방식이었습니다.

    "미쳤다"는 소리 듣던 황톳길, 대전의 자랑이 되기까지

    2006년, 조 회장은 하이힐 때문에 산을 오르기 힘들어하는 지인에게 신발을 벗어주고 자신은 맨발로 산을 걸었습니다. 몇 시간을 걷고 난 뒤, 그는 놀라운 개운함과 숙면을 경험했고, 이 좋은 경험을 모두와 나눠야겠다고 결심합니다.
    계족산 14.5km 등산로 전체를 황토로 덮겠다는 그의 계획에 주변 사람들은 모두 “미쳤다”, “차라리 그 돈으로 소주를 공짜로 나눠주는 게 낫다”며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뚝심 있게 계획을 밀어붙였습니다.
    매년 10억 원, 20년 가까이 총 2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돈을 투자하며 황톳길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길은 이제 연간 100만 명이 찾는 대전의 대표 명소가 되었고, ‘한국관광 100선’에 4회 연속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기업의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CSV(공유가치창출)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계족산 황톳길’ 프로젝트입니다. 전국구 소주 회사들은 막대한 광고비를 쓰지만, 20년간 진심으로 쌓아 올린 이 ‘사회적 자산’은 돈으로도 따라 할 수 없는 맥키스컴퍼니만의 강력한 경쟁력이 되었습니다.
    그의 상생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 뻔뻔(fun fun)한 클래식: 2007년부터 숲 속과 문화 소외 지역을 찾아다니며 매년 130회 이상 무료 클래식 공연을 엽니다.
    • 대전맨몸마라톤: 매년 1월 1일, 상의를 벗고 새해를 맞는 이색 마라톤 대회를 개최합니다.
    • 이제 우린 지역사랑 장학캠페인: 소주 한 병이 팔릴 때마다 5원씩 적립해 지역 인재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합니다.

    '선양'의 화려한 귀환: 소주 시장에 던진 승부수

     

    2023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맥키스컴퍼니는 과거의 브랜드 ‘선양’을 새롭게 부활시켰습니다. 국내 최저 도수(14.9도)와 최저 칼로리, 제로 슈거로 건강을 생각하는 젊은 세대를 겨냥했죠.
    유명 모델을 기용했지만 기대만큼 효과가 없자, 조 회장은 파격적인 선택을 합니다.

    “내가 바로 대한민국 소주 업계 톱모델입니다!”

    스스로 광고 모델이 되어 SNS에 등장한 그의 영상은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선양’을 알리는 데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는 비싼 모델료를 아끼는 것을 넘어, CEO가 직접 제품의 얼굴이 되어 진정성을 보여준 최고의 마케팅이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과감한 투자로 2023년에는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실패가 아닌, 지역 브랜드의 한계를 넘어 전국구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계산된 투자였습니다.

    브랜드 뒤의 진짜 '조웅래': 마라토너, 괴짜왕, 그리고 그의 유산

    조웅래 회장은 80회 이상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지독한 마라토너입니다. 그는 달릴 수 없는 이들에 대한 ‘부채 의식’으로 1km를 뛸 때마다 1만 원씩 기부하며 나눔을 실천합니다.
    스스로를 ‘괴짜왕’이라 부르는 것을 즐기는 그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의 도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조웅래 회장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기업의 성공이란 무엇일까요? 그의 삶은 기업의 이익과 지역사회의 행복이 결코 다르지 않으며, 오히려 함께할 때 더 큰 시너지를 낸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가 묵묵히 다져온 붉은 황톳길처럼, 그의 ‘상생 자본주의’는 우리 사회에 단단한 발자국을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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