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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뿌리풀꽃, 양전형
    2024. 6. 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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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뿌리풀꽃, 양전형

    뿌리에 흐르는 피 끌어 올려
    꽃소리로 나를 말하겠다
    뒤안길엔 아린 무자년도 있다만
    속세의 각다귀판은
    가플진 오름 깊이 묻었다

    제주 민중의 피가 이리 곱게 사붉었다
    노을도 부끄러워 조용히 눈 감는데
    누구든 내 핀 가슴 보면
    먼발치서 애간장만 태워라

    저 하늘에다 대고 청정하지 못한 사람
    그 가슴패기 함부로
    나를 만지러 들지 마라
    온 몸 피 다 쏟아내며
    오름 비탈에 눕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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