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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시오_심경숙
여든 여섯 살 노치원생 우리 엄마
처음 본 사람처럼 멀뚱한 시선
밤새 지린 속옷 방 안 가득 널어놓고
잠을 잤는지, 밥을 먹었는지
기억 저편,생각의 저편
하얗게 물든 머리카락 수만큼
헝클어진 시간을 쓰다듬는다
봄날 양지꽃같이
사랑스럽게 살아계신 우리 엄마
세월을 거꾸로 매달고 간다
노란 버스를 타고 노치원을 다닌다
거무스름한 검버섯 얼룩 너머로
시린 가슴 하늘가에 가물거리는
여섯살 아가가 되어
뉘시오 그말에 가슴이 까맣게 탄다.반응형'독서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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