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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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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식사_황지우시 2022. 4. 3. 20:07
거룩한 식사_황지우 나이 든 남자가 혼자 밥 먹을 때 울컥, 하고 올라오는 것이 있다. 큰 덩치로 분식집 메뉴표를 가리고서 등 돌리고 라면발을 건져 올리고 있는 그에게, 양푼식은 밥을 놓고 동생과 눈 흘기며 숟갈 싸움하던 그 어린것이 올라와, 갑자기 목메게 한 것이다. 몸에 한 세상 떠 넣어주는 먹는 일의 거룩함이여 이 세상 모든 찬밥에 붙은 더운 목숨이여 이 세상에서 혼자 밥 먹는 자들 풀어진 뒷머리를 보라 파고다 공원 뒤편 순댓집에서 국밥을 숟가락 가득 떠 넣으시는 노인의, 쩍 벌린 입이 나는 어찌 이리 눈물겨운가